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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집중지도체제로 출범한 시진핑 제3기는 ‘중국식 현대화’의 독자 발전을 목표로 ‘신시대 새 장정(長征)’을 선언했다. 전원 친위그룹으로 구성된 신 지도부는 장기집권 기반을 확고히 했지만, 충성경쟁에 따른 내부갈등의 취약구조에 노출될 수 있다. 경제전략은 성장 우선에서 공동부유로 전환되고, 미중관계는 체제경쟁 형태의 지구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냉철하게 끊임없이 재(再)통찰하는 인내와 전략적 고려가 필요하다.
2022년 10월 23일 시진핑 집권3기 신 지도부가 세계 언론 앞에 얼굴을 드러냈다. 확고한 1인 지배체제를 알리는 측근 일색의 ‘집중통일영도체제’ 출범이다. 마오쩌둥 이후 첫 장기집권 지도자다.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는 19기 당중앙 업무보고 추인 및 당헌(黨章) 개정안 통과와 함께, ‘중국식 현대화’ 노선을 천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2049년까지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제2의 100년’ 목표를 향해 진군하는 전략적 배치계획과 향후 5~10년 기간 당과 국가사업의 발전 목표가 제시됐다. 시진핑 주석은 폐막연설에서 ‘신시대 새 장정(長征)의 길’을 선언했다. 이에 시진핑 3기 체제의 성격과 향후 정책기조를 전망해본다.
시진핑 3기 체제의 성격: 그 함의와 특징
첫째, 신 지도부를 전원 친위그룹(시자쥔: 習家軍)으로 교체함으로써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되었다. 이로써 중국의 미래 5년 또는 그 이상의 권력 향배에 있어 시진핑 1인 독주시대 개막을 알렸다.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를 필두로 ‘개혁개방의 젊은 피’를 상징하며 등장했던 공산주의청년단 인맥은 리커창 총리, 왕양 정협주석의 퇴진에 이어 후춘화 부총리가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하면서 지난 40년간 계파정치의 한 축을 형성했던 ‘퇀파이’(團派: 공청단파)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또한 한정 제1부총리 퇴진을 마지막으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인맥인 ‘상하이방’(上海幇) 시대도 종말을 고했다.
둘째, 중국 정치권력 시스템의 전환이다. 마오쩌둥 시기 권력 독점의 폐해를 막기 위해 덩샤오핑에 의해 정착된 집단지도체제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집중통일영도체제’로 대체되었다. 최고 의사결정 구조는 정치국 상무위원 간 만장일치의 합의제에서 시진핑 1인 최고권력을 중심으로 하는 상무위원회 협의체 형태로 변화되었다. 기존 중국공산당 운영의 핵심 기제인 ‘민주집중제’와 ‘집단지도체제’라는 두 개의 축에서 한 축이 무력화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정 분리 및 당내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던 정치개혁은 동력을 잃었다. 파벌 간 견제시스템이 사라짐에 따라 정책경쟁보다 오히려 충성경쟁을 부추겨 내부갈등 촉발 소지와 체제의 경직성이라는 취약 구조가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셋째, 후계 권력 구도가 보이지 않는다. 시진핑 주석이 5년 이후 세대교체를 통해 권력을 인계할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이번 인사에서 ‘칠상팔하’(七上八下) 은퇴와 ‘격대지정’(隔代指定)의 관례는 모두 깨졌다. 오로지 시진핑의 결심에 따라 ‘능상능하’(能上能下: 능력이 되면 승진하고 능력이 안 되면 퇴진한다) 원칙이 적용되었을 뿐이다. 네 명의 신임 상무위원 중에서 차이치(蔡奇, 67세)와 리시(李希, 66세)는 과도 인물이고, 리창(李强, 63세)과 딩쉐샹(丁薛祥, 60세)이 차세대 발탁에 해당되지만, 이들 2명이 차기를 예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진핑 4기까지 10년 더 장기집권 가능성이 예견되는 이유다.
넷째, 시진핑을 핵심으로 ‘집중통일영도’체제의 권력집중을 강화하고, 이를 당헌(黨章)에 명기하게 됐다. 당헌 수정안 결의에는 시진핑의 당중앙 핵심 지위와 ‘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의미하는 '두 개의 확립’(兩個確立)이 새롭게 포함됐다. 여기에 이를 실행에 옮길 ‘두 개의 옹호’(兩個維護)가 결합되었다. 시진핑 총서기의 핵심 지위와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결연히 수호한다는 내용이다. ‘두 개의 확립’과 ‘두 개의 옹호’는 당원들에게 시진핑 권위에 대한 충성을 의무화한 것이나 다름없다.
시진핑 3기 체제의 정책 취향
첫째, ‘중국식 현대화’의 독자 발전노선을 향한 매진이다. 시진핑 정치의 미래 지향은 분명하다. 중화문명의 정체성 회복과 사회주의 강대국 실현이다. 중국식 현대화는 곧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중국특색사회주의 현대화로서 △인구 대국의 현대화 △인민 공동부유의 현대화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융합하는 현대화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현대화 △평화발전 노선의 현대화라고 설명했다. 시진핑 3기는 세계질서에 편승했던 지난 40년 개혁개방의 시대와 단절하여 중국이 새로운 세계질서 수립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다시 한번 표방했다. 그 청사진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구체적인 정책과 구상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둘째, 대만문제 해결을 위한 전면적인 공세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헌(黨章) 개정안에는 처음으로 대만독립에 대한 단호한 반대 및 억제 의지를 명기하기로 했다. 종전의 “조국통일 대업 완성”이라는 원론적 표현에서 더 나아가 무력을 배제하지 않고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질 것”이라는 강경 기조의 대만 통일의지를 공식화했다. 물론 이 같은 공세가 당장 무력에 의한 대만통일 시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셋째, 경제전략이 성장 우선에서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지향하는 질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공동부유 달성 추진과제로는 ▲분배제도 개선, ▲근면 노동을 통한 부 축적 장려, ▲기회의 공정성 촉진, ▲취업 우선 정책 강화, ▲사회보장 시스템 보완을 강조했다. 당헌 수정안에는 공동부유, 녹색경제, 쌍순환과 같은 시진핑의 주요 정책개념이 전폭적으로 반영됐다. 또한 미국의 반도체 디커플링에 대해 ‘과학기술 자강’의 대응을 천명했다. 중국식 현대화 목표를 ‘공동부유’ 실현으로 달성해 보이겠다는 선언이다.
넷째, 신지도부 경제 라인은 중앙 경제정책 및 실무 경험이 취약하다. 신임 총리에 내정된 리창은 중앙정부 경험이 없고 제1부총리를 맡게 될 딩쉐샹은 경제 실무와 지방정부 수장을 맡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경제정책에 국가주도의 통제와 이데올로기 성향이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행 경제라인의 리커창 총리 은퇴 및 후춘화 부총리 좌천과 함께 류허(劉鶴) 부총리, 이강(易綱) 인민은행 총재, 궈수칭(郭樹淸) 은보감위 주석, 류쿤(劉昆) 재정부장 등이 모두 중앙위원에서 제외된 점은 그동안 경제 실패에 대한 인책 경질로 해석된다.
시진핑 3기 체제의 미래와 대외정책 전망
우선, 시진핑 3기 체제가 순항을 계속할 것인가가 관심사다. 1인 권력은 미중 경쟁과 불확실성에 대응하는데 신속하고 과단성 있는 정책추진이 가능하다는 장점과 함께, 견제장치 미(未)작동에 따른 권력 폭주 위험을 내포하는 ‘양날의 검’이다. 하지만 중국 정치체제의 내구력과 자기 변혁 능력은 결코 약하지 않다. 시진핑 체제는 정치적 이념적으로 상당 기간 안정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Foreign Affairs」 기고문(2022.11-12월호)에서 “시진핑이 10년을 더 집권해도 그의 나이는 79세로 바이든대통령보다 젊다, 그 이상 2037년까지 권력을 유지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했다. 시진핑 3연임 결정은 개혁개방 이후 초유의 장기집권으로 가는 건널목이 될 수 있다.
둘째는 중국경제의 미래 향방이다. 당면한 과제는 분배 문제와 경제구조의 질적 전환이다. 기술 자립, 내수 부양 및 친환경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과연 조기에 연착륙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당 대회 업무보고는 전례 없는 ‘검소한 정신’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역풍에 직면한 대외경제를 내수경제 중심의 자력갱생으로 극복하자는 메시지로 읽힌다.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굴복 또는 타협하지 않고 ‘중국식’ 경제회생의 ‘마이웨이’를 견지할 전망이다.
셋째, 대외관계에서는 미국과 장기적인 체제경쟁 형태의 지구전이 이어질 것이다. 당대회 업무보고는 ‘평화적 공존’을 위한 위기관리 외교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미-중간 평화공존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시진핑 3기 체제는 핵심이익에 관한 한 추호의 양보없이 공세적 방어태세를 갖추고 중국에 유리한 다자주의 틀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 등 후발 개도국과 협력에서의 우위 확보에 진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포위망 회피를 위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고, 브릭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확대 등 외교 후견무대 확대에도 주력할 것이다.
넷째, 특히 대만문제는 시진핑의 통일 의지와 미국의 안보공약 사이에서 치킨게임을 면하기 어렵다. 양안관계는 더 이상 중국-대만 간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대만-미국의 삼자 게임(tripartite game )이자 미-중 전략게임의 종속변수로 전환되었다. 강성으로 알려진 왕이(王毅, 69세) 외교부장이 정치국원에 발탁되어 시진핑 3기의 외교사령탑을 이어받게 됐다. 중국의 대외정책이 쉽게 전랑(戰狼)외교의 틀을 바꾸거나 타협 방식으로 전환되리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나가면서
국제사회에는 시련의 ‘중국몽’을 끝내 실현하겠다는 1인 권력의 독주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많다. 그 같은 우려는 당 대회 직후 홍콩증시 6.36% 폭락 등 ‘차이나 런’(중국 회피)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는 안팎의 도전과 위기를 뚫고 목표를 달성하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안정 우선의 흐름도 읽힌다. 시진핑 주석의 다음 행보는 외교무대가 될 것이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올라프 숄츠 독일총리의 방중을 시작으로 11월 15일 G-20 정상회의(인니)와 11월 18일 APEC 정상회의(태국)에 시 주석의 참석이 예상된다. 방문 기간 바이든 美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의 행보도 동북아 정세와 한중관계의 향방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시진핑 체제의 미래 전망에 대한 성급한 예단은 금물이다. 단번에 명료한 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냉철한 시선으로 중국의 미래를 끊임없이 재(再)통찰하는 인내와 전략적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1인 집중지도체제로 출범한 시진핑 제3기는 ‘중국식 현대화’의 독자 발전을 목표로 ‘신시대 새 장정(長征)’을 선언했다. 전원 친위그룹으로 구성된 신 지도부는 장기집권 기반을 확고히 했지만, 충성경쟁에 따른 내부갈등의 취약구조에 노출될 수 있다. 경제전략은 성장 우선에서 공동부유로 전환되고, 미중관계는 체제경쟁 형태의 지구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냉철하게 끊임없이 재(再)통찰하는 인내와 전략적 고려가 필요하다.
2022년 10월 23일 시진핑 집권3기 신 지도부가 세계 언론 앞에 얼굴을 드러냈다. 확고한 1인 지배체제를 알리는 측근 일색의 ‘집중통일영도체제’ 출범이다. 마오쩌둥 이후 첫 장기집권 지도자다.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는 19기 당중앙 업무보고 추인 및 당헌(黨章) 개정안 통과와 함께, ‘중국식 현대화’ 노선을 천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2049년까지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제2의 100년’ 목표를 향해 진군하는 전략적 배치계획과 향후 5~10년 기간 당과 국가사업의 발전 목표가 제시됐다. 시진핑 주석은 폐막연설에서 ‘신시대 새 장정(長征)의 길’을 선언했다. 이에 시진핑 3기 체제의 성격과 향후 정책기조를 전망해본다.
시진핑 3기 체제의 성격: 그 함의와 특징
첫째, 신 지도부를 전원 친위그룹(시자쥔: 習家軍)으로 교체함으로써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되었다. 이로써 중국의 미래 5년 또는 그 이상의 권력 향배에 있어 시진핑 1인 독주시대 개막을 알렸다.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를 필두로 ‘개혁개방의 젊은 피’를 상징하며 등장했던 공산주의청년단 인맥은 리커창 총리, 왕양 정협주석의 퇴진에 이어 후춘화 부총리가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하면서 지난 40년간 계파정치의 한 축을 형성했던 ‘퇀파이’(團派: 공청단파)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또한 한정 제1부총리 퇴진을 마지막으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인맥인 ‘상하이방’(上海幇) 시대도 종말을 고했다.
둘째, 중국 정치권력 시스템의 전환이다. 마오쩌둥 시기 권력 독점의 폐해를 막기 위해 덩샤오핑에 의해 정착된 집단지도체제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집중통일영도체제’로 대체되었다. 최고 의사결정 구조는 정치국 상무위원 간 만장일치의 합의제에서 시진핑 1인 최고권력을 중심으로 하는 상무위원회 협의체 형태로 변화되었다. 기존 중국공산당 운영의 핵심 기제인 ‘민주집중제’와 ‘집단지도체제’라는 두 개의 축에서 한 축이 무력화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정 분리 및 당내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던 정치개혁은 동력을 잃었다. 파벌 간 견제시스템이 사라짐에 따라 정책경쟁보다 오히려 충성경쟁을 부추겨 내부갈등 촉발 소지와 체제의 경직성이라는 취약 구조가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셋째, 후계 권력 구도가 보이지 않는다. 시진핑 주석이 5년 이후 세대교체를 통해 권력을 인계할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이번 인사에서 ‘칠상팔하’(七上八下) 은퇴와 ‘격대지정’(隔代指定)의 관례는 모두 깨졌다. 오로지 시진핑의 결심에 따라 ‘능상능하’(能上能下: 능력이 되면 승진하고 능력이 안 되면 퇴진한다) 원칙이 적용되었을 뿐이다. 네 명의 신임 상무위원 중에서 차이치(蔡奇, 67세)와 리시(李希, 66세)는 과도 인물이고, 리창(李强, 63세)과 딩쉐샹(丁薛祥, 60세)이 차세대 발탁에 해당되지만, 이들 2명이 차기를 예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진핑 4기까지 10년 더 장기집권 가능성이 예견되는 이유다.
넷째, 시진핑을 핵심으로 ‘집중통일영도’체제의 권력집중을 강화하고, 이를 당헌(黨章)에 명기하게 됐다. 당헌 수정안 결의에는 시진핑의 당중앙 핵심 지위와 ‘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의미하는 '두 개의 확립’(兩個確立)이 새롭게 포함됐다. 여기에 이를 실행에 옮길 ‘두 개의 옹호’(兩個維護)가 결합되었다. 시진핑 총서기의 핵심 지위와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결연히 수호한다는 내용이다. ‘두 개의 확립’과 ‘두 개의 옹호’는 당원들에게 시진핑 권위에 대한 충성을 의무화한 것이나 다름없다.
시진핑 3기 체제의 정책 취향
첫째, ‘중국식 현대화’의 독자 발전노선을 향한 매진이다. 시진핑 정치의 미래 지향은 분명하다. 중화문명의 정체성 회복과 사회주의 강대국 실현이다. 중국식 현대화는 곧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중국특색사회주의 현대화로서 △인구 대국의 현대화 △인민 공동부유의 현대화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융합하는 현대화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현대화 △평화발전 노선의 현대화라고 설명했다. 시진핑 3기는 세계질서에 편승했던 지난 40년 개혁개방의 시대와 단절하여 중국이 새로운 세계질서 수립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다시 한번 표방했다. 그 청사진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구체적인 정책과 구상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둘째, 대만문제 해결을 위한 전면적인 공세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헌(黨章) 개정안에는 처음으로 대만독립에 대한 단호한 반대 및 억제 의지를 명기하기로 했다. 종전의 “조국통일 대업 완성”이라는 원론적 표현에서 더 나아가 무력을 배제하지 않고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질 것”이라는 강경 기조의 대만 통일의지를 공식화했다. 물론 이 같은 공세가 당장 무력에 의한 대만통일 시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셋째, 경제전략이 성장 우선에서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지향하는 질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공동부유 달성 추진과제로는 ▲분배제도 개선, ▲근면 노동을 통한 부 축적 장려, ▲기회의 공정성 촉진, ▲취업 우선 정책 강화, ▲사회보장 시스템 보완을 강조했다. 당헌 수정안에는 공동부유, 녹색경제, 쌍순환과 같은 시진핑의 주요 정책개념이 전폭적으로 반영됐다. 또한 미국의 반도체 디커플링에 대해 ‘과학기술 자강’의 대응을 천명했다. 중국식 현대화 목표를 ‘공동부유’ 실현으로 달성해 보이겠다는 선언이다.
넷째, 신지도부 경제 라인은 중앙 경제정책 및 실무 경험이 취약하다. 신임 총리에 내정된 리창은 중앙정부 경험이 없고 제1부총리를 맡게 될 딩쉐샹은 경제 실무와 지방정부 수장을 맡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경제정책에 국가주도의 통제와 이데올로기 성향이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행 경제라인의 리커창 총리 은퇴 및 후춘화 부총리 좌천과 함께 류허(劉鶴) 부총리, 이강(易綱) 인민은행 총재, 궈수칭(郭樹淸) 은보감위 주석, 류쿤(劉昆) 재정부장 등이 모두 중앙위원에서 제외된 점은 그동안 경제 실패에 대한 인책 경질로 해석된다.
시진핑 3기 체제의 미래와 대외정책 전망
우선, 시진핑 3기 체제가 순항을 계속할 것인가가 관심사다. 1인 권력은 미중 경쟁과 불확실성에 대응하는데 신속하고 과단성 있는 정책추진이 가능하다는 장점과 함께, 견제장치 미(未)작동에 따른 권력 폭주 위험을 내포하는 ‘양날의 검’이다. 하지만 중국 정치체제의 내구력과 자기 변혁 능력은 결코 약하지 않다. 시진핑 체제는 정치적 이념적으로 상당 기간 안정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Foreign Affairs」 기고문(2022.11-12월호)에서 “시진핑이 10년을 더 집권해도 그의 나이는 79세로 바이든대통령보다 젊다, 그 이상 2037년까지 권력을 유지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했다. 시진핑 3연임 결정은 개혁개방 이후 초유의 장기집권으로 가는 건널목이 될 수 있다.
둘째는 중국경제의 미래 향방이다. 당면한 과제는 분배 문제와 경제구조의 질적 전환이다. 기술 자립, 내수 부양 및 친환경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과연 조기에 연착륙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당 대회 업무보고는 전례 없는 ‘검소한 정신’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역풍에 직면한 대외경제를 내수경제 중심의 자력갱생으로 극복하자는 메시지로 읽힌다.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굴복 또는 타협하지 않고 ‘중국식’ 경제회생의 ‘마이웨이’를 견지할 전망이다.
셋째, 대외관계에서는 미국과 장기적인 체제경쟁 형태의 지구전이 이어질 것이다. 당대회 업무보고는 ‘평화적 공존’을 위한 위기관리 외교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미-중간 평화공존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시진핑 3기 체제는 핵심이익에 관한 한 추호의 양보없이 공세적 방어태세를 갖추고 중국에 유리한 다자주의 틀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 등 후발 개도국과 협력에서의 우위 확보에 진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포위망 회피를 위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고, 브릭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확대 등 외교 후견무대 확대에도 주력할 것이다.
넷째, 특히 대만문제는 시진핑의 통일 의지와 미국의 안보공약 사이에서 치킨게임을 면하기 어렵다. 양안관계는 더 이상 중국-대만 간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대만-미국의 삼자 게임(tripartite game )이자 미-중 전략게임의 종속변수로 전환되었다. 강성으로 알려진 왕이(王毅, 69세) 외교부장이 정치국원에 발탁되어 시진핑 3기의 외교사령탑을 이어받게 됐다. 중국의 대외정책이 쉽게 전랑(戰狼)외교의 틀을 바꾸거나 타협 방식으로 전환되리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나가면서
국제사회에는 시련의 ‘중국몽’을 끝내 실현하겠다는 1인 권력의 독주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많다. 그 같은 우려는 당 대회 직후 홍콩증시 6.36% 폭락 등 ‘차이나 런’(중국 회피)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는 안팎의 도전과 위기를 뚫고 목표를 달성하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안정 우선의 흐름도 읽힌다. 시진핑 주석의 다음 행보는 외교무대가 될 것이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올라프 숄츠 독일총리의 방중을 시작으로 11월 15일 G-20 정상회의(인니)와 11월 18일 APEC 정상회의(태국)에 시 주석의 참석이 예상된다. 방문 기간 바이든 美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의 행보도 동북아 정세와 한중관계의 향방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시진핑 체제의 미래 전망에 대한 성급한 예단은 금물이다. 단번에 명료한 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냉철한 시선으로 중국의 미래를 끊임없이 재(再)통찰하는 인내와 전략적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