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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갈등이 전혀 없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대한민국의 갈등관리 방식에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흔히들 갈등은 질병과 비슷하게 피해야 하는 현상쯤으로 여기곤 한다. 갈등의 어원을 보면 칡 나무를 뜻하는 “갈”(葛)과 등나무를 뜻하는 “등”(藤), 두 덩굴식물을 의미하는 한자가 만난다. 칡 나무는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서 얽혀 매듭이 지어지는 듯한 형상을 비유한 단어이니만큼 칡이나 등나무 어느 하나만 덩그러니 있게 되면, 단어의 참뜻이 성립할 수 없다. 공동체 사회의 일원으로서 수많은 사람과 부딪치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삶은 갈등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만수산 드렁칡이 되어 어울리겠느냐”, “어린 왕자에 나오는 장미꽃이 되어 혼자가 되겠느냐” 하는 극단적 선택지가 존재할 뿐이다.
여러 갈등 중에서 공적 영역의 대표적인 키워드를 몇 개 꼽아보자면 좁게는 젠더, 학벌, 종교 정도로 추릴 수 있고, 넓게는 이념과 영토 등이 있다. 이처럼 하루빨리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함에도 좀처럼 진전이 없는 까닭은 실질적으로 갈등을 해결할 힘을 가진 자들의 권력 오남용 때문이 아닐까 싶다.
패러다임(paradigm)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또는 과학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바뀌기 마련임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인 하나의 사회적 통념으로 통합을 꾀하려다 보니 벌어진 자연스러운 균열이라 볼 수 있다. 이를테면 휴전 협정이 체결된 직후는 이념 갈등이 주를 이루었으며 시간이 지나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한 후로는 선동에 가까운 정치인들의 표 계산에서 비롯된 지역 갈등이 새로 생겼고, 마지막으로 산업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소득 수준의 격차가 벌어지며 보이지 않는 계급 갈등이 심화하는 등의 사례이다.
시간의 흐름으로 보아도 어느 때든 갈등은 항상 존재해왔다는 점에서 내용 또한 상당히 시대 반영적이라 할 수 있는데 대한민국의 경우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격동의 시대를 거치다 보니 갈등의 종류만 다양해졌을 뿐,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마땅히 이렇다 할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진 바가 전혀 없다.
실제로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 만 15세 이상 60세 이하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자아·관계·사회·국가·세계·삶에 대한 인식 및 가치관 파악」을 위한 기초자료 수집과 세대 간 비교를 목적으로 조사한 내용 중 일부 결과를 제시한 내용을 보자. 세대별로 우리 사회 갈등이 심하다는 의견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은 결과, Z세대 75.4% 후기 밀레니얼 77.5%, 전기 밀레니얼 76.3%, X세대 70.8%, 86세대 76.3%가 우리 사회에서 갈등이 심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답했다.1) 즉,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우리 사회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지하는 것이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갈등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은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Z세대(40.4%)와 후기 밀레니얼(30.4%)은 가장 갈등이 심한 영역으로 ‘젠더 갈등’을 꼽았으며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연령대가 젠더 갈등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결과이다. 반면, 전기 밀레니얼(26.3%), X세대(32.9%), 86세대(41.3%)는 ‘정치이념 갈등’을 가장 갈등이 심한 영역으로 답했다.
실제 우리 사회에서 각 갈등을 얼마나 느끼냐는 질문에서도 세대별 차이가 눈에 띄었다. 젠더 갈등의 경우 만 15~25세 사이인 Z세대(79.6%)에서 젠더 갈등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률이 가장 높았으며, 세대가 높아질수록 갈등을 느끼는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정치이념 갈등의 경우 세대가 높아질수록 갈등을 느끼는 비율이 증가하였다.
10대·20대····70대·80까지 세대 간의 갈등이라 여기는, 또는 갈등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이야기임에도 우리 사회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소 각박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할 정도로 공장에서 찍어낸 초코파이만 넘칠 뿐 정이 메마른 사회가 되어버린 것은 과연 통탄할 일이다.
단, 필자는 어떤 형태로든 갈등이 전혀 없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라 생각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싶다. 앞서 말했듯 필수 불가결한 갈등은 늘 우리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 항상 있었다. 아마 역설적이게도 인류가 동고동락하고자 무리 지어 집단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갈등이 점차 수면 위로 오르지 않았나 추론할 뿐이다. 갈등 자체에 대해 논한다면 굳이 좋은 현상이라 하기엔 어렵겠으나 미래지향적인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위기는 곧 위대한 기회의 약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 야당 그리고 소수 정당할 것 없이 대국민 통합과 단결을 최대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사실상 지금 곪아 터진 갈등의 상당수는 면허도 없는 자격 미달의 정치인들이 혐오를 조장하여 지지기반을 확충하고자 했던 탐욕의 결과물인데 그러한 책임에 대한 언급은 쏙 빼놓고 이제야 갈등을 봉합하는 대수술을 집도할 의사인 척하는 모습을 보면 환멸을 느낄 지경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OECD 가입 30개국2)을 대상으로 정치·경제·사회 분야를 종합하여 갈등지수를 산출한 결과 한국의 갈등지수는 3위를 기록하여 갈등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덧붙여서 정부의 갈등관리능력을 나타내는 갈등관리지수는 27위를 기록하여 갈등관리 또한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철이 되면 즐겨 사용하는 OECD의 평균적인 통계를 보아도 대한민국은 사회 전반 갈등지수가 매우 높으나 관리는 전혀 되지 않는, 불명예스러운 부문에서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는 나라에 속해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비정형화된 갈등이 생길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인이 표심, 즉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바람개비는 바람 없이 돌 수 없듯 바람을 일으키는 주체는 우리가 아닌가? 단편적인 사회적 모순에 대해 비판하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모두 진영논리의 노예에서 해방되어 편협한 사고를 진정으로 벗어던졌을 때 비로소 여론 편승 정치가 몰락하며 퇴색되지 않은 리더십의 참된 의미가 실현될 것이라 믿고 싶다.
1) 「대학내일20대연구소」 세대 분류 기준은 다음과 같다. Z세대: 1996~2006년 출생자 만 15-25세, 후기 밀레니얼: 1989~1995년 출생자 만 26-32세, 전기 밀레니얼: 1981~1988년 출생자 만 33-40세, X세대: 1970~1980년 출생자 만 41-51세, 86세대: 1961~1969년 출생자 만 52-60세.
2) 2016년 OECD 가입 35개국 중 자료가 없는 칠레, 아이슬란드, 룩셈부르크, 슬로베니아, 터키 제외
필자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갈등이 전혀 없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대한민국의 갈등관리 방식에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흔히들 갈등은 질병과 비슷하게 피해야 하는 현상쯤으로 여기곤 한다. 갈등의 어원을 보면 칡 나무를 뜻하는 “갈”(葛)과 등나무를 뜻하는 “등”(藤), 두 덩굴식물을 의미하는 한자가 만난다. 칡 나무는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서 얽혀 매듭이 지어지는 듯한 형상을 비유한 단어이니만큼 칡이나 등나무 어느 하나만 덩그러니 있게 되면, 단어의 참뜻이 성립할 수 없다. 공동체 사회의 일원으로서 수많은 사람과 부딪치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삶은 갈등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만수산 드렁칡이 되어 어울리겠느냐”, “어린 왕자에 나오는 장미꽃이 되어 혼자가 되겠느냐” 하는 극단적 선택지가 존재할 뿐이다.
여러 갈등 중에서 공적 영역의 대표적인 키워드를 몇 개 꼽아보자면 좁게는 젠더, 학벌, 종교 정도로 추릴 수 있고, 넓게는 이념과 영토 등이 있다. 이처럼 하루빨리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함에도 좀처럼 진전이 없는 까닭은 실질적으로 갈등을 해결할 힘을 가진 자들의 권력 오남용 때문이 아닐까 싶다.
패러다임(paradigm)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또는 과학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바뀌기 마련임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인 하나의 사회적 통념으로 통합을 꾀하려다 보니 벌어진 자연스러운 균열이라 볼 수 있다. 이를테면 휴전 협정이 체결된 직후는 이념 갈등이 주를 이루었으며 시간이 지나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한 후로는 선동에 가까운 정치인들의 표 계산에서 비롯된 지역 갈등이 새로 생겼고, 마지막으로 산업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소득 수준의 격차가 벌어지며 보이지 않는 계급 갈등이 심화하는 등의 사례이다.
시간의 흐름으로 보아도 어느 때든 갈등은 항상 존재해왔다는 점에서 내용 또한 상당히 시대 반영적이라 할 수 있는데 대한민국의 경우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격동의 시대를 거치다 보니 갈등의 종류만 다양해졌을 뿐,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마땅히 이렇다 할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진 바가 전혀 없다.
실제로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 만 15세 이상 60세 이하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자아·관계·사회·국가·세계·삶에 대한 인식 및 가치관 파악」을 위한 기초자료 수집과 세대 간 비교를 목적으로 조사한 내용 중 일부 결과를 제시한 내용을 보자. 세대별로 우리 사회 갈등이 심하다는 의견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은 결과, Z세대 75.4% 후기 밀레니얼 77.5%, 전기 밀레니얼 76.3%, X세대 70.8%, 86세대 76.3%가 우리 사회에서 갈등이 심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답했다.1) 즉,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우리 사회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지하는 것이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갈등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은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Z세대(40.4%)와 후기 밀레니얼(30.4%)은 가장 갈등이 심한 영역으로 ‘젠더 갈등’을 꼽았으며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연령대가 젠더 갈등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결과이다. 반면, 전기 밀레니얼(26.3%), X세대(32.9%), 86세대(41.3%)는 ‘정치이념 갈등’을 가장 갈등이 심한 영역으로 답했다.
실제 우리 사회에서 각 갈등을 얼마나 느끼냐는 질문에서도 세대별 차이가 눈에 띄었다. 젠더 갈등의 경우 만 15~25세 사이인 Z세대(79.6%)에서 젠더 갈등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률이 가장 높았으며, 세대가 높아질수록 갈등을 느끼는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정치이념 갈등의 경우 세대가 높아질수록 갈등을 느끼는 비율이 증가하였다.
10대·20대····70대·80까지 세대 간의 갈등이라 여기는, 또는 갈등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이야기임에도 우리 사회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소 각박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할 정도로 공장에서 찍어낸 초코파이만 넘칠 뿐 정이 메마른 사회가 되어버린 것은 과연 통탄할 일이다.
단, 필자는 어떤 형태로든 갈등이 전혀 없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라 생각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싶다. 앞서 말했듯 필수 불가결한 갈등은 늘 우리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 항상 있었다. 아마 역설적이게도 인류가 동고동락하고자 무리 지어 집단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갈등이 점차 수면 위로 오르지 않았나 추론할 뿐이다. 갈등 자체에 대해 논한다면 굳이 좋은 현상이라 하기엔 어렵겠으나 미래지향적인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위기는 곧 위대한 기회의 약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 야당 그리고 소수 정당할 것 없이 대국민 통합과 단결을 최대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사실상 지금 곪아 터진 갈등의 상당수는 면허도 없는 자격 미달의 정치인들이 혐오를 조장하여 지지기반을 확충하고자 했던 탐욕의 결과물인데 그러한 책임에 대한 언급은 쏙 빼놓고 이제야 갈등을 봉합하는 대수술을 집도할 의사인 척하는 모습을 보면 환멸을 느낄 지경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OECD 가입 30개국2)을 대상으로 정치·경제·사회 분야를 종합하여 갈등지수를 산출한 결과 한국의 갈등지수는 3위를 기록하여 갈등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덧붙여서 정부의 갈등관리능력을 나타내는 갈등관리지수는 27위를 기록하여 갈등관리 또한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철이 되면 즐겨 사용하는 OECD의 평균적인 통계를 보아도 대한민국은 사회 전반 갈등지수가 매우 높으나 관리는 전혀 되지 않는, 불명예스러운 부문에서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는 나라에 속해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비정형화된 갈등이 생길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인이 표심, 즉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바람개비는 바람 없이 돌 수 없듯 바람을 일으키는 주체는 우리가 아닌가? 단편적인 사회적 모순에 대해 비판하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모두 진영논리의 노예에서 해방되어 편협한 사고를 진정으로 벗어던졌을 때 비로소 여론 편승 정치가 몰락하며 퇴색되지 않은 리더십의 참된 의미가 실현될 것이라 믿고 싶다.
1) 「대학내일20대연구소」 세대 분류 기준은 다음과 같다. Z세대: 1996~2006년 출생자 만 15-25세, 후기 밀레니얼: 1989~1995년 출생자 만 26-32세, 전기 밀레니얼: 1981~1988년 출생자 만 33-40세, X세대: 1970~1980년 출생자 만 41-51세, 86세대: 1961~1969년 출생자 만 52-60세.
2) 2016년 OECD 가입 35개국 중 자료가 없는 칠레, 아이슬란드, 룩셈부르크, 슬로베니아, 터키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