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k-young’s Lee  newsletters

: Column by Hak-young Lee, advisor to Research Institute for Economy and Society

[이학영의 뉴스레터] 하버드대학교의 '리더란 무엇인가'



하버드대학교의 '리더란 무엇인가'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과 최고 인기를 누린 대통령은 같은 시기의 인물입니다. 허버트 후버 31대 대통령(1974~1964)은 1929년 3월 취임했을 때만 해도 존경받는 지도자였습니다. 하지만 온 나라를 덮친 대공황에 무기력하게 대응했고, 1932년 후임 선거에서 역대 가장 큰 표 차이로 프랭클린 D 루스벨트(1882~1945)에게 패배했습니다. 루스벨트는 미국인들에게 “극복 못할 어려움은 없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심는데 총력을 기울였고,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4선에 성공하며 최장수 대통령이 됐습니다.

 

모식 템킨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교수는 최근 국내 출간된 저서 <다시, 리더란 무엇인가(원제 Warriors, Rebels, and Saints: The Art of Leadership from Machiavelli to Malcolm X, 어크로스 펴냄)>에서 융통성과 공감능력 유무(有無)를 두 지도자의 결정적인 차이로 꼽았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은 위기의 순간에 어떤 리더를 찾아야 하는지를 알게 해준 특이한 기회였다.”

 

후버 대통령은 대공황이 닥쳤을 때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인지하거나 인정할 능력도, 의지도 없었답니다. “그저 원칙을 내세우며 재정 건전성을 지키고자 정부 지출을 대폭 줄이고, 굶주린 참전용사들의 시위에 무력 진압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그를 이어 대통령이 된 루스벨트는 정반대였습니다. 취임 100일 만에 뉴딜을 비롯한 76건의 법안을 통과시킬 만큼 엄청난 추진력을 발휘했고, 30회에 걸친 ‘라디오 노변정담’을 통해 시민들에게 정부정책을 친근하게 설명했습니다. “그의 관심사는 이데올로기적 신념이 아니라 실질적인 삶의 개선에 있었다.”

 

“저 모퉁이만 돌면 번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후버의 말을 차갑고 무심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미국인들이 “우리가 두려워할 건 두려움 그 자체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루스벨트의 말에 감격의 눈물과 환호성을 보냈던 이유입니다. 경제적 측면으로 보면 그의 뉴딜정책은 허점투성이였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십이었습니다. “두 지도자의 성패를 가른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위기 대응 방식과 공감 능력에 있었다.”

 

템킨 교수는 “좋은 리더는 대부분 똑똑하지만, 똑똑하다고 해서 모두 좋은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합니다. 미국을 큰 수렁으로 몰아넣었던 베트남전쟁 당시의 두 지도자, 린든 존슨 36대 대통령(1908~1973)과 로버트 맥너마라 국방장관(1916~2009)이 좋은 예입니다. 존슨 대통령은 베트남전쟁 확전을 선택함으로써 미국을 패전의 덫에 빠뜨렸고, 맥너마라 장관은 그런 잘못된 결정을 부추긴 참모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존슨은 베트남전쟁이 기로에 섰을 당시 그쯤에서 물러나 손실을 줄이면 자신이 나약하고 남자답지 못한 사람으로 비칠 것을 가장 우려했습니다. “이런 의중을 간파한 맥너마라는 대통령 입맛에 맞춰 전황이 순조롭다는 거짓 보고를 일삼았고, 그 말을 믿고 추가 징병과 파병을 단행한 결과는 처참했다.” ‘권력을 위한 권력’을 좇았던 두 리더의 결정으로 미군 5만8000명, 베트남인 3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민심을 잃은 존슨은 재선 도전을 포기했습니다.

 

맥너마라는 포드자동차를 장기간의 부진에서 구해내 사장 자리에까지 올랐고, 지금까지 공공정책 및 사업의 기초로 활용되는 ‘시스템 분석’을 창안하며 ‘조숙한 천재’로 불린 인물입니다. 그를 망친 것은 사적(私的)인 권력욕이었습니다. “짐승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 그리고 리더는 유산을 남긴다. 리더의 이상과 소명(召命), 세계관은 한 사회, 때로는 한 시대의 향방을 좌우한다.”


경제사회연구원 고문

이학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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