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 도로에서 일어난 일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사람들은 40~50대가 되면 행복감이 바닥을 칩니다. 스웨덴에서는 40대 중반, 독일과 프랑스 인도 아르헨티나 등에서는 50대 중반에 ‘행복감 권태증’을 맞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무리 최고의 생활과 짜릿한 경험이더라도 매일 반복되면 만족감이 떨어지게끔 인간의 뇌가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뇌는 생존을 위해 예전의 것과 다른 새로운 것에 우선 초점을 맞춘답니다.
행동경제학자 캐스 선스타인과 인지신경과학자 탈리 샤롯은 이 현상을 ‘습관화(habituation)’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어떤 좋은 것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날씨 좋은 곳으로 휴가 갔을 때 가장 행복한 기분은 처음 43시간만 지속됐다.” 두 사람은 함께 쓴 책 <룩 어게인: 변화를 만드는 힘(한국경제신문 펴냄, 원제 Look Again: The Power of Noticing What Was Always There)>에서 “월요일에는 짜릿했던 게 금요일에는 지루해지고, 그렇게 우리의 일상은 습관화된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나쁜 것에도 습관화가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금전적인 위험, 나쁜 행동, 인간관계의 균열, 어리석은 판단 등도 습관화가 이뤄지면 방치하거나 크게 문제없는 것으로 여기고 말 것이다.” 위험과 차별, 독재 등에도 점점 무뎌질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이들 문제의 해법으로 ‘탈습관화(dishabituation)’를 제시합니다. “익숙해져 있는 것들을 한동안 멀리하라.”
습관화·탈습관화는 위험 관리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스웨덴에서 벌어진 일이 단적인 사례입니다. 1967년 9월3일 일요일 새벽 4시50분을 기점으로 좌측통행을 우측통행으로 바꾼 뒤 당국자들의 걱정이 컸습니다. 운전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교통사고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교통사고가 크게 줄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크다는 것을 알고 다들 조심해서 운전했기 때문이었다.” 우측통행이 정착한 뒤 사고 건수가 다시 예전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두 연구자는 “사람들이 당연히 시도해야 할 변화를 충분히 시도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변하려는 시도가 얼마든지 가능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게 더 나을 때조차도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다릅니다. “가끔 누군가는 사람들이 늘 해오던 방식이 유일한 방법이자 최선의 방법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사람도 걸어 다니기만 하지 않고 하늘을 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책을 동네 상점에서만 팔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팔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고, “높이뛰기를 할 때 등이 아니라 배를 하늘로 향하게 해서 뛰면 더 높이 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들입니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미국 육상선수 딕 포스베리가 그랬습니다. 높이뛰기 선수로 뛰려면 최소 1.5m를 넘어야하는데, 10대 시절 이 기준을 통과하는데 애를 먹자 다른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직선으로 뛰지 않고, J자 모양의 경로를 따라 달려간 다음 배를 하늘로 향하는 자세로 뛰어오르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뛰는 방식이 터무니없다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사람은 포스베리였다.”
선스타인과 샤롯은 “인간 생활을 지배해 온 습관화를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동안 인간의 본성을 활용해 좋은 습관을 만드는 데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면, 이제는 익숙함에서 벗어나 풍요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탈습관화’에 눈을 뜨라.”
경제사회연구원 고문
이학영 드림
스웨덴 도로에서 일어난 일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사람들은 40~50대가 되면 행복감이 바닥을 칩니다. 스웨덴에서는 40대 중반, 독일과 프랑스 인도 아르헨티나 등에서는 50대 중반에 ‘행복감 권태증’을 맞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무리 최고의 생활과 짜릿한 경험이더라도 매일 반복되면 만족감이 떨어지게끔 인간의 뇌가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뇌는 생존을 위해 예전의 것과 다른 새로운 것에 우선 초점을 맞춘답니다.
행동경제학자 캐스 선스타인과 인지신경과학자 탈리 샤롯은 이 현상을 ‘습관화(habituation)’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어떤 좋은 것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날씨 좋은 곳으로 휴가 갔을 때 가장 행복한 기분은 처음 43시간만 지속됐다.” 두 사람은 함께 쓴 책 <룩 어게인: 변화를 만드는 힘(한국경제신문 펴냄, 원제 Look Again: The Power of Noticing What Was Always There)>에서 “월요일에는 짜릿했던 게 금요일에는 지루해지고, 그렇게 우리의 일상은 습관화된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나쁜 것에도 습관화가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금전적인 위험, 나쁜 행동, 인간관계의 균열, 어리석은 판단 등도 습관화가 이뤄지면 방치하거나 크게 문제없는 것으로 여기고 말 것이다.” 위험과 차별, 독재 등에도 점점 무뎌질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이들 문제의 해법으로 ‘탈습관화(dishabituation)’를 제시합니다. “익숙해져 있는 것들을 한동안 멀리하라.”
습관화·탈습관화는 위험 관리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스웨덴에서 벌어진 일이 단적인 사례입니다. 1967년 9월3일 일요일 새벽 4시50분을 기점으로 좌측통행을 우측통행으로 바꾼 뒤 당국자들의 걱정이 컸습니다. 운전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교통사고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교통사고가 크게 줄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크다는 것을 알고 다들 조심해서 운전했기 때문이었다.” 우측통행이 정착한 뒤 사고 건수가 다시 예전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두 연구자는 “사람들이 당연히 시도해야 할 변화를 충분히 시도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변하려는 시도가 얼마든지 가능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게 더 나을 때조차도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다릅니다. “가끔 누군가는 사람들이 늘 해오던 방식이 유일한 방법이자 최선의 방법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사람도 걸어 다니기만 하지 않고 하늘을 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책을 동네 상점에서만 팔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팔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고, “높이뛰기를 할 때 등이 아니라 배를 하늘로 향하게 해서 뛰면 더 높이 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들입니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미국 육상선수 딕 포스베리가 그랬습니다. 높이뛰기 선수로 뛰려면 최소 1.5m를 넘어야하는데, 10대 시절 이 기준을 통과하는데 애를 먹자 다른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직선으로 뛰지 않고, J자 모양의 경로를 따라 달려간 다음 배를 하늘로 향하는 자세로 뛰어오르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뛰는 방식이 터무니없다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사람은 포스베리였다.”
선스타인과 샤롯은 “인간 생활을 지배해 온 습관화를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동안 인간의 본성을 활용해 좋은 습관을 만드는 데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면, 이제는 익숙함에서 벗어나 풍요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탈습관화’에 눈을 뜨라.”
경제사회연구원 고문
이학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