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k-young’s Lee  newsletters

: Column by Hak-young Lee, advisor to Research Institute for Economy and Society

[이학영의 뉴스레터] 조직을 망치는 인센티브, 살리는 인센티브


조직을 망치는 인센티브, 살리는 인센티브



퀴즈를 풀어봅시다.

(1) 사람들에게 헌혈을 독려하고, 다음에도 헌혈하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

㉮한 사람의 헌혈로 몇 사람이 살 수 있는지 적극 알린다. ㉯헌혈한 사람에게 현금을 준다. ㉰현금 대신 작은 선물을 준다. ㉱아무런 대가도 지급하지 않는다.

(2) 이상 기후가 나타나고 있는데도 에너지 사용량은 날마다 늘어난다. 어떤 제안을 하겠는가?

㉮누진세를 대폭 올린다. ㉯다른 사람과 나의 전기소비량을 비교할 수 있게 한다. ㉰에너지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할인 판매한다.

(3) 당신 회사의 직원들이 근무조건에 만족하는 것 같지 않다. 왜 그럴까?

㉮혁신을 장려한다고 말하면서 실패를 처벌했다. ㉯질보다 양으로 성과를 측정했다. ㉰개인의 성장보다 팀의 성장을 칭찬했다.

 

사람들을 움직이는데 인센티브가 중요하다는 건 다들 알지만, 효과적으로 설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엇갈린 신호를 보내거나, 원래 설계한 목적과 상반된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UC샌디에이고의 행동경제학 석좌교수인 유리 그니지가 최근 출간된 책 <인센티브 이코노미(김영사 펴냄, 원제 Mixed Signals)>에서 이 문제를 파고들었습니다.

 

“헌혈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돈을 주는 것은 좋은 방안이 아니다.” 사회에 기여했다는 뿌듯함을 느끼던 사람이 돈을 위해 피를 팔았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헌혈하는 사람을 보는 주변의 시선 역시 나쁘게 변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선 돈을 주기도 했는데, 돈이 필요한 마약 중독자들이 헌혈을 많이 하면서 혈액의 질이 심각하게 나빠졌습니다.

 

질이 아니라 양에만 초점을 맞춰 성과를 측정하는 것도 흔히 벌어지는 잘못입니다. “콜센터에서 ‘통화 수’를 측정 기준으로 삼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객에게 예의를 차리거나 인내심을 발휘하기보다 최대한 통화를 빨리 끝내려고 할 것이다.” 미국 웰스파고 은행이 1997년 도입한 ‘고객당 평균 은행 상품을 8개 보유하게 하는 프로젝트’도 큰 실패로 끝났습니다. 할당량을 초과한 직원을 임금 인상과 승진으로 보상하자 직원들이 속임수를 썼기 때문입니다. “수천 명의 직원이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고객 이름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계좌를 열고,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가짜 계좌 수가 350만 개에 달했고, 직원 5300여명이 해고됐고, 웰스파고의 명성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는 인센티브를 잘 활용한 사례로 꼽힙니다. “지금은 연비가 뛰어나 하이브리드를 찾는 사람이 많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성능이 떨어졌다.” 도요타는 프리우스 2세대를 만들며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누구나 이 차가 하이브리드라는 것을 알게 했습니다. ‘진심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이 타는 차’라는 신호를 보내자 판매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테슬라도 비슷하게 초창기 부자들 사이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타는 차’로 자리 잡으면서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

 

인센티브는 한 개인의 습관을 바꾸는 것에서 조직의 문제를 진단하고 성과를 높이는 것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니지 교수는 “인센티브 자체는 악하거나 선한 것이 아니다”고 말합니다. “명백한 건, 세상은 인센티브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하기 마련이다.” 목표를 명확하게 하고, 그 목표에 반하는 인센티브를 설계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인센티브가 나와 조직과 세상을 바꾼다. 인센티브로 장벽을 발견하고, 제거하라.”


경제사회연구원 고문

이학영 드림

Research Institute for Economy and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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