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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9대선의 주요 공략층은 단연 ‘청년’이라 할 수 있다.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MZ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감언이 쏟아지고 있다. 과연 2022년, 청년의 삶은 개선될 것인가? 이 글은 청년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 경험과 돈을 얻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을 제안한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농담 한 마디. 청년은 시간은 많지만 돈이 없다. 반대로 노인이 되고 나면 돈은 있지만 시간이 없다. 물론 농담이다.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 아니다. 너무 바빠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는 청년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인생 말년에 접어들었지만 빈곤에 시달리는 노인도 많다.
하지만 이 농담에는 청년의 삶에 대한 진실이 담겨 있다. 돌이켜보면 그렇다. 젊은 시절, 돈은 없고 시간은 많다. 혈기왕성하고 에너지가 넘쳐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에 내 열정을 쏟아야 할지 알지 못한다.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써야 할지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것도 어렵다. 그저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우는 수밖에 없는 그런 시기가 바로 청춘이다.
'청년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이 주제를 다루기 위해 우리는 청춘의 본질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청년은 시간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경험과 돈이 없다. 그러니 청년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 경험과 돈을 얻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다른 그 어떤 문제보다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래서다. 대한민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경직된 노동시장을 가지고 있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실상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2021년 12월 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및 영국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여전히 '연공서열 왕국'이다. 10인 이상 사업체의 근속 30년 이상 근로자 월평균 임금이 8090달러, 약 950만원에 달하는 반면, 근속 1년 미만 근로자는 2744달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무려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연공서열제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경우도 이렇지는 않다. 근속 30년 이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5433달러, 근속 1년 미만 근로자는 2392달러로, 두 배를 조금 넘기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U와 영국은 각각 5543달러와 3356달러로, 격차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세상 그 어떤 나라도 한국 같지는 않다. 일단 대기업, 공기업의 정규직이 되거나 공무원이 되면 업무의 내용이나 생산성과 무관하게 임금이 오른다. 젊은이들이 한없이 '취준생' 상태에 머물며 시간과 에너지라는 청춘 특유의 자원을 허공에 날리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 너무도 합리적인 선택이다. 대대적인 노동시장 개혁에 나서지 않는 한 이 나라에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말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치적 결단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구조적인 경제 개혁이기 때문이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경제도 달라질 수 없다. 문제는 대한민국 정치의 기본적인 구조 자체다.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여 '창조적 파괴'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사실상 원천봉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는 '청년 정치인 영입'이 더 필요하다는 식의 뻔한 소리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정치에 뜻이 있는 젊은이들이 기성 정당의 '간택'을 기다리게 만드는 구조적인 문제가 한국 정치의 바닥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왜일까? 정당 창당 요건 자체가 선거법상 너무도 엄격하게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조선비즈의 조귀동 기자가 쓴 <전라디언의 굴레>(생각의힘)의 한 대목을 읽어보자.
"현행 선거법은 전국정당만 허용한다. 수도권에 소재한 중앙당과 5개 이상의 시·도당을 설립 요건으로 한다. 사실상 호남, 영남, 제주 등 특정 지역에 기반한 정당 설립이 불가능하다. 각 시·도당은 1,000명 이상의 당원을 미리 갖고 있어야 창당이 가능하다. 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창당만 가능하기에, 지역 수준의 지민단체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정당의 활동도 어렵다."(234쪽)
자신들만의 독창적이고 구체적인 의제를 가지고 정치를 하려는 청년들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들이 내놓는 해법은 너무도 신선하고 파격적이기 때문에 기존 정치권에서 받아줄 수 없다. 다른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면 그 청년은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최소한의 인원을 모아 정당을 만들고, 기초 단위의 선거 혹은 전국 단위의 선거에 출마하여 폭넓은 대중에게 호소할 수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소규모의 지역 정당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거대 양당 혹은 기성 제도권 내 군소 정당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
조귀동은 지역 정당의 창립을 막는 현행 구조가 호남 지역을 민주당 1당 체제로 고착화하여 결국 정치적 퇴행을 불러온다고 비판한다. 방금 살펴보았듯 같은 비판을 우리는 호남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 주민과 밀착한 생활정치, 지역정치, 청년들이 참여하는 젊은 정치가 필요하다고 다들 말은 쉽게 하지만, 정작 청년들이 정당을 만드는 것은 너무도 어렵다. 기존의 시장 구조가 잘못되었다고 말을 하면서도 '정치 스타트업'을 차리는 건 불가능하게 만들어놓은 꼴이다.
청년들 스스로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한국 특유의 나이 세는 방식을 통일하는 운동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싶다. 세는 나이, 만 나이, 소위 '빠른 년생'까지 우리는 너무 많은 방식으로 다양하게 나이를 센다. 그러면서 서로 촘촘하게 위아래를 나누고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따져가며 관계를 맺는다. 한때는 그렇게 구분짓기를 해야 편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수많은 외국인들과 왕래하는 글로벌 시대다. 우리 스스로를 '세는 나이'의 굴레에서 해방시킴으로써, 청년들은 서로 더욱 평등하고 활발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기성세대와는 다른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 탈무드에 나오는 조언이다. 청년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세금으로 가짜 일자리를 만들어 용돈을 쥐어주지 말고, 청년들이 창발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노동개혁을 하자. 빽 있고 학벌 좋은 몇몇 청년들을 들러리 세우는 행태를 멈추고, 청년들 스스로가 쉽게 정당을 만들고 지역 정치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정당법을 바꾸자. 이런 근본적인 개혁이 이루어질 때, 대한민국은 젊지만 활기찬 어른들의 나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3.9대선의 주요 공략층은 단연 ‘청년’이라 할 수 있다.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MZ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감언이 쏟아지고 있다. 과연 2022년, 청년의 삶은 개선될 것인가? 이 글은 청년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 경험과 돈을 얻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을 제안한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농담 한 마디. 청년은 시간은 많지만 돈이 없다. 반대로 노인이 되고 나면 돈은 있지만 시간이 없다. 물론 농담이다.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 아니다. 너무 바빠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는 청년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인생 말년에 접어들었지만 빈곤에 시달리는 노인도 많다.
하지만 이 농담에는 청년의 삶에 대한 진실이 담겨 있다. 돌이켜보면 그렇다. 젊은 시절, 돈은 없고 시간은 많다. 혈기왕성하고 에너지가 넘쳐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에 내 열정을 쏟아야 할지 알지 못한다.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써야 할지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것도 어렵다. 그저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우는 수밖에 없는 그런 시기가 바로 청춘이다.
'청년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이 주제를 다루기 위해 우리는 청춘의 본질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청년은 시간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경험과 돈이 없다. 그러니 청년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 경험과 돈을 얻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다른 그 어떤 문제보다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래서다. 대한민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경직된 노동시장을 가지고 있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실상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2021년 12월 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및 영국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여전히 '연공서열 왕국'이다. 10인 이상 사업체의 근속 30년 이상 근로자 월평균 임금이 8090달러, 약 950만원에 달하는 반면, 근속 1년 미만 근로자는 2744달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무려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연공서열제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경우도 이렇지는 않다. 근속 30년 이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5433달러, 근속 1년 미만 근로자는 2392달러로, 두 배를 조금 넘기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U와 영국은 각각 5543달러와 3356달러로, 격차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세상 그 어떤 나라도 한국 같지는 않다. 일단 대기업, 공기업의 정규직이 되거나 공무원이 되면 업무의 내용이나 생산성과 무관하게 임금이 오른다. 젊은이들이 한없이 '취준생' 상태에 머물며 시간과 에너지라는 청춘 특유의 자원을 허공에 날리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 너무도 합리적인 선택이다. 대대적인 노동시장 개혁에 나서지 않는 한 이 나라에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말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치적 결단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구조적인 경제 개혁이기 때문이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경제도 달라질 수 없다. 문제는 대한민국 정치의 기본적인 구조 자체다.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여 '창조적 파괴'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사실상 원천봉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는 '청년 정치인 영입'이 더 필요하다는 식의 뻔한 소리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정치에 뜻이 있는 젊은이들이 기성 정당의 '간택'을 기다리게 만드는 구조적인 문제가 한국 정치의 바닥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왜일까? 정당 창당 요건 자체가 선거법상 너무도 엄격하게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조선비즈의 조귀동 기자가 쓴 <전라디언의 굴레>(생각의힘)의 한 대목을 읽어보자.
"현행 선거법은 전국정당만 허용한다. 수도권에 소재한 중앙당과 5개 이상의 시·도당을 설립 요건으로 한다. 사실상 호남, 영남, 제주 등 특정 지역에 기반한 정당 설립이 불가능하다. 각 시·도당은 1,000명 이상의 당원을 미리 갖고 있어야 창당이 가능하다. 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창당만 가능하기에, 지역 수준의 지민단체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정당의 활동도 어렵다."(234쪽)
자신들만의 독창적이고 구체적인 의제를 가지고 정치를 하려는 청년들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들이 내놓는 해법은 너무도 신선하고 파격적이기 때문에 기존 정치권에서 받아줄 수 없다. 다른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면 그 청년은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최소한의 인원을 모아 정당을 만들고, 기초 단위의 선거 혹은 전국 단위의 선거에 출마하여 폭넓은 대중에게 호소할 수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소규모의 지역 정당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거대 양당 혹은 기성 제도권 내 군소 정당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
조귀동은 지역 정당의 창립을 막는 현행 구조가 호남 지역을 민주당 1당 체제로 고착화하여 결국 정치적 퇴행을 불러온다고 비판한다. 방금 살펴보았듯 같은 비판을 우리는 호남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 주민과 밀착한 생활정치, 지역정치, 청년들이 참여하는 젊은 정치가 필요하다고 다들 말은 쉽게 하지만, 정작 청년들이 정당을 만드는 것은 너무도 어렵다. 기존의 시장 구조가 잘못되었다고 말을 하면서도 '정치 스타트업'을 차리는 건 불가능하게 만들어놓은 꼴이다.
청년들 스스로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한국 특유의 나이 세는 방식을 통일하는 운동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싶다. 세는 나이, 만 나이, 소위 '빠른 년생'까지 우리는 너무 많은 방식으로 다양하게 나이를 센다. 그러면서 서로 촘촘하게 위아래를 나누고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따져가며 관계를 맺는다. 한때는 그렇게 구분짓기를 해야 편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수많은 외국인들과 왕래하는 글로벌 시대다. 우리 스스로를 '세는 나이'의 굴레에서 해방시킴으로써, 청년들은 서로 더욱 평등하고 활발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기성세대와는 다른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 탈무드에 나오는 조언이다. 청년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세금으로 가짜 일자리를 만들어 용돈을 쥐어주지 말고, 청년들이 창발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노동개혁을 하자. 빽 있고 학벌 좋은 몇몇 청년들을 들러리 세우는 행태를 멈추고, 청년들 스스로가 쉽게 정당을 만들고 지역 정치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정당법을 바꾸자. 이런 근본적인 개혁이 이루어질 때, 대한민국은 젊지만 활기찬 어른들의 나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