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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이란 이름으로 세운 풍력발전단지가 오히려
멸종위기종의 삶의 터전에서 '학살 장치'가 될 수도 있다.
이 황당한 모순이 전남 신안에서 펼쳐지려고 한다.
환경을 지키겠다는 것인가, 파괴하겠다는 것인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천천히 그리고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26일 경사로운 소식이 전해져왔다.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 등 4곳에 있는 갯벌은 이제 전 세계인의 사랑과 인정을 받는 자연유산이 되었다.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에 따르면 한국의 갯벌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물새 22종과 해양 무척추동물 5종이 서식하고 있다. 범게를 포함한 47종의 고유종이 살고 있으며, 검은머리물떼새, 황새, 흑두루미, 작은 돌고래인 상괭이 등의 멸종위기종이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다. 이렇듯 생물 2천150종이 살아가는 생태의 보고인 것이다. 또한 먼 길을 오가는 철새들의 중간기착지로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갯벌 중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은 신안 갯벌이다. 총 1100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신안 갯벌은 그 넓이와 규모만으로도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천연 습지대인 것이다. 산업 수준이 낮고 인구 부양이 핵심 과제였던 시절, 갯벌은 그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 정도로 취급되고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 생태적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 갯벌은 갯벌로서 그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화재청과 유관 부서가 신안을 비롯한 한국의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그 신안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 나갔다. 총 48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여 설비용량 8.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설비용량 8.2GW란 실로 엄청난 규모다. 신형 원전 한 기의 설비용량을 1.4GW로 잡는다면, 그 여섯배에 해당한다. 신안 앞바다 해상풍력단지는 현재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인 영국의 혼 시(Horn Sea)보다 무려 7배나 크다. 총 1000여개의 거대한 풍력탑이 신안 앞바다에 빼곡하게 세워질 예정이다.
우리의 자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는 꼭 '환경주의자'가 아니라 해도 동의할만한 일이다. 한편 통상적인 의미의 '환경주의자'들은 원자력 발전소를 줄이고 풍력이나 태양광 등을 늘리는 것을 친환경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이들의 눈으로 볼 때 신안 앞바다에 세워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역시 좋은 것이다.
문제는 '좋은 것'과 '좋은 것'이 만났을 때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데 있다. 아니, 이건 정말이지 우려스러운 일이다. 희귀한 철새들이 들락거리는 신안 갯벌에 거대한 풍력발전단지를 세운다는 것은, 그 수많은 새들이 풍력발전기에 부딪치고 썰려나가 죽게 된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정확한 연구와 집계를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북미 지역의 사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매년 60만에서 95만 마리의 박쥐, 14만에서 68만 마리의 새가 풍력발전기 때문에 죽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풍력발전기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조류, 박쥐, 비행 곤충 학살 장치'인 셈이다.
풍력발전기는 친환경인데 새를 죽인다고? 그렇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가만히 서 있는 고층건물이나 아파트에도 종종 새들이 날아와 부딪혀 죽고 유리가 깨지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가. 일반적으로 육상 풍력발전기는 높이가 100미터에 달하며 날개 길이 또한 수십미터에 달한다. 그런 커다란 날개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새들이 부딪쳐 죽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풍력발전기는 대체로 꾸준한 계절풍이 부는 곳에 세워진다. 꾸준한 계절풍이 분다는 말은 그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철새가 많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4차선 왕복 도로에 사람들이 계속 무단횡단을 하게 내버려두면 수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마치 신안 갯벌이 그렇듯, 바람이 잘 부는 곳은 철새들이 선호하는 이동 경로일 수밖에 없다. 그곳에 거대한 풍력 단지를 세운다는 건 '철새 단두대'를 세우는 것이다.
이 황당한 모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어떤 입장을 지니고 있는지, 적어도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할 수는 없었다. 이 논점을 짚어서 질문을 던진 언론이나 야당 정치인 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신안 갯벌에 철새가 많이 찾아온다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면서, 동시에 그 신안 앞바다에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며 좋아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일을, 모두 '환경'의 이름으로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희비극은 한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아니다.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분 하에 숲을 밀어내고 태양광 패널을 깔거나, 새와 박쥐를 썰어 죽이는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등의 일은, 전 세계 곳곳에서 현재진행형이다. 에너지의 생산, 소비, 저장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원자력이나 화석 연료를 이용한 기존의 발전 방식을 악으로 매도하는 이미지 조작이 수십년에 걸쳐 지속되어온 탓이다.
바람은 공짜다. 인간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바람을 타고 다닌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이 그 바람길 위에 풍력발전기를 세워놓고 에너지를 채취하는 것은 '친환경'이 아니다. 다른 동물들이 안전하게 사용해야 할 에너지를 우리 인간이 빼앗아가는 나쁜 짓이다. 그 과정에서 새, 박쥐, 곤충들의 생명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수천년간 그 바람길을 이용해 신안 앞바다를 오가던 철새들은 대체 무슨 죄가 있어서 풍력발전기에 목숨을 잃어야 한다는 말인가?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다. 아직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붙잡고 알려주고 싶을만큼 기분 좋은 소식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탈원전을 추진하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린다며, 바로 그 유네스코 세계유산 옆에 1000개의 '철새 단두대'를 세우겠다고 하고 있다. 뒷통수를 망치로 맞는 것처럼 충격적이고 얼얼하며 황당한 소리다. 문재인 정권은 철새를 보호하겠다는 건가, 죽이겠다는 건가? 환경을 지키겠다는 건가, 파괴하겠다는 건가? 독자 여러분들 또한 이 문제를 천천히, 깊이 고민해보셨으면 한다.
'친환경'이란 이름으로 세운 풍력발전단지가 오히려
멸종위기종의 삶의 터전에서 '학살 장치'가 될 수도 있다.
이 황당한 모순이 전남 신안에서 펼쳐지려고 한다.
환경을 지키겠다는 것인가, 파괴하겠다는 것인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천천히 그리고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26일 경사로운 소식이 전해져왔다.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 등 4곳에 있는 갯벌은 이제 전 세계인의 사랑과 인정을 받는 자연유산이 되었다.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에 따르면 한국의 갯벌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물새 22종과 해양 무척추동물 5종이 서식하고 있다. 범게를 포함한 47종의 고유종이 살고 있으며, 검은머리물떼새, 황새, 흑두루미, 작은 돌고래인 상괭이 등의 멸종위기종이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다. 이렇듯 생물 2천150종이 살아가는 생태의 보고인 것이다. 또한 먼 길을 오가는 철새들의 중간기착지로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갯벌 중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은 신안 갯벌이다. 총 1100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신안 갯벌은 그 넓이와 규모만으로도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천연 습지대인 것이다. 산업 수준이 낮고 인구 부양이 핵심 과제였던 시절, 갯벌은 그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 정도로 취급되고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 생태적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 갯벌은 갯벌로서 그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화재청과 유관 부서가 신안을 비롯한 한국의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그 신안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 나갔다. 총 48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여 설비용량 8.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설비용량 8.2GW란 실로 엄청난 규모다. 신형 원전 한 기의 설비용량을 1.4GW로 잡는다면, 그 여섯배에 해당한다. 신안 앞바다 해상풍력단지는 현재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인 영국의 혼 시(Horn Sea)보다 무려 7배나 크다. 총 1000여개의 거대한 풍력탑이 신안 앞바다에 빼곡하게 세워질 예정이다.
우리의 자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는 꼭 '환경주의자'가 아니라 해도 동의할만한 일이다. 한편 통상적인 의미의 '환경주의자'들은 원자력 발전소를 줄이고 풍력이나 태양광 등을 늘리는 것을 친환경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이들의 눈으로 볼 때 신안 앞바다에 세워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역시 좋은 것이다.
문제는 '좋은 것'과 '좋은 것'이 만났을 때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데 있다. 아니, 이건 정말이지 우려스러운 일이다. 희귀한 철새들이 들락거리는 신안 갯벌에 거대한 풍력발전단지를 세운다는 것은, 그 수많은 새들이 풍력발전기에 부딪치고 썰려나가 죽게 된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정확한 연구와 집계를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북미 지역의 사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매년 60만에서 95만 마리의 박쥐, 14만에서 68만 마리의 새가 풍력발전기 때문에 죽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풍력발전기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조류, 박쥐, 비행 곤충 학살 장치'인 셈이다.
풍력발전기는 친환경인데 새를 죽인다고? 그렇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가만히 서 있는 고층건물이나 아파트에도 종종 새들이 날아와 부딪혀 죽고 유리가 깨지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가. 일반적으로 육상 풍력발전기는 높이가 100미터에 달하며 날개 길이 또한 수십미터에 달한다. 그런 커다란 날개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새들이 부딪쳐 죽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풍력발전기는 대체로 꾸준한 계절풍이 부는 곳에 세워진다. 꾸준한 계절풍이 분다는 말은 그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철새가 많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4차선 왕복 도로에 사람들이 계속 무단횡단을 하게 내버려두면 수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마치 신안 갯벌이 그렇듯, 바람이 잘 부는 곳은 철새들이 선호하는 이동 경로일 수밖에 없다. 그곳에 거대한 풍력 단지를 세운다는 건 '철새 단두대'를 세우는 것이다.
이 황당한 모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어떤 입장을 지니고 있는지, 적어도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할 수는 없었다. 이 논점을 짚어서 질문을 던진 언론이나 야당 정치인 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신안 갯벌에 철새가 많이 찾아온다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면서, 동시에 그 신안 앞바다에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며 좋아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일을, 모두 '환경'의 이름으로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희비극은 한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아니다.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분 하에 숲을 밀어내고 태양광 패널을 깔거나, 새와 박쥐를 썰어 죽이는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등의 일은, 전 세계 곳곳에서 현재진행형이다. 에너지의 생산, 소비, 저장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원자력이나 화석 연료를 이용한 기존의 발전 방식을 악으로 매도하는 이미지 조작이 수십년에 걸쳐 지속되어온 탓이다.
바람은 공짜다. 인간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바람을 타고 다닌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이 그 바람길 위에 풍력발전기를 세워놓고 에너지를 채취하는 것은 '친환경'이 아니다. 다른 동물들이 안전하게 사용해야 할 에너지를 우리 인간이 빼앗아가는 나쁜 짓이다. 그 과정에서 새, 박쥐, 곤충들의 생명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수천년간 그 바람길을 이용해 신안 앞바다를 오가던 철새들은 대체 무슨 죄가 있어서 풍력발전기에 목숨을 잃어야 한다는 말인가?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다. 아직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붙잡고 알려주고 싶을만큼 기분 좋은 소식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탈원전을 추진하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린다며, 바로 그 유네스코 세계유산 옆에 1000개의 '철새 단두대'를 세우겠다고 하고 있다. 뒷통수를 망치로 맞는 것처럼 충격적이고 얼얼하며 황당한 소리다. 문재인 정권은 철새를 보호하겠다는 건가, 죽이겠다는 건가? 환경을 지키겠다는 건가, 파괴하겠다는 건가? 독자 여러분들 또한 이 문제를 천천히, 깊이 고민해보셨으면 한다.